▲ 심재민(왼쪽)과 김진욱 감독 ⓒ 김민경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김진욱 kt 위즈 감독은 인터뷰를 진행할 때마다 지나가는 선수 한 명은 꼭 불러 취재진 앞에 세운다. 김진욱 감독식 '즉석 인터뷰'는 이렇게 시작된다.

3가지 효과가 있다. 김진욱 감독은 선수와 대화를 나누며 훈련할 때 다하지 못한 말을 꺼낸다. 취재진은 감독과 함께 선수에게 질문을 던지며 함께 궁금증을 풀어 간다. 선수는 감독과 취재진 앞에서 대답하는 과정에서 생각을 정리하며 앞으로 훈련할 방향을 잡는다.

비가 세차게 내린 탓에 실내 훈련을 진행한 18일. 오후 4시쯤 서서히 비가 그치자 투수들이 한두명씩 그라운드로 나와 캐치볼을 시작했다. 김 감독은 가장 먼저 캐치볼을 마치고 들어가는 투수 엄상백(21)을 불러세웠다. 

김 감독은 캐치볼을 하면서 어떤 걸 점검했는지 물었다. 엄상백은 "슬라이더를 그동안 밑에서 위로 던졌다면, 위에서 밑으로 던져 봤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슬라이더를 싱커 던지듯이 팔을 덮으면서 던져보면 어떻겠냐"고 조언하며 다시 캐치볼을 하고 오라고 주문했다. 

김 감독과 취재진이 대화를 나누는 동안 캐치볼을 하고 엄상백이 돌아왔다. 변화를 묻자 엄상백은 "슬라이더가 싱커로 간다"고 말해 주변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김 감독은 "내일(19일) 같이 다시 한번 시도해보자"고 말하며 멋쩍게 웃었다.

다음 인터뷰 대상은 왼손 불펜 투수 심재민(23)이었다. 김 감독은 "힘을 쓰니까 몸 동작이 느려지고 커진다. 좋을 때는 몸에 속도가 있었다"고 설명하며 16일 LG전에서 1이닝 3실점(2자책점)으로 흔들린 상황을 함께 복기했다.

▲ 홈런 친 정현(오른쪽)을 축하하는 김진욱 감독 ⓒ 한희재 기자
감독이 지켜보는 상황에서도 선수들은 거침 없이 자기 생각을 말했다. 심재민은 kt 불펜이 지난해와 달라진 점을 묻자 "교체 타이밍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언제 나가는지 확실히 아니까 준비를 많이 하게 된다. 선수들끼리 상대 타자들과 관련해 대화도 많이 한다"고 했다.

취재진의 질문이 뜸하자 심재민은 "지금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이름 있고, 실력이 있으면 질문을 할 거다. 더 잘해서 질문을 많이 받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잘하는 건 중요하지 않다. 밝게 웃고 취재진 앞에서도 자기 표현을 잘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하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선수들과 대화를 마친 뒤 즉석 인터뷰를 시도하는 이유를 물었다. 생각하는 야구를 위한 과정이었다. 김 감독은 "예전에 선수로 뛸 때를 떠올려보면 카메라 플래시가 터질 때 눈을 어디에 둘지 몰랐다. 말을 잘 하다가도 마이크를 대면 머리가 하얘졌다"고 했다.

이어 "표현을 하다 보면 생각이 정리가 된다. 인터뷰에 답하기 위해서 스스로를 돌아볼 수도 있고, 답하면서 다음에 어떻게 할지 생각할 수도 있다. 계속 하다 보면 달라지는 걸 느낀다"며 앞으로도 선수들이 생각하는 힘을 키울 수 있게 돕겠다는 뜻을 밝혔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