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축구대표팀 울리 슈틸리케 감독 ⓒ대한축구협회
[스포티비뉴스=정형근 기자] 대한축구협회가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한 ‘플랜 B’를 공개했다. 위기에 빠진 슈틸리케호는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까.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는 이달 초 “3가지 사항을 울리 슈틸리케 감독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기술위가 대표팀 선수 선발에 관여하고 지도자 경험이 풍부한 수석코치와 전문 피지컬 코치를 영입한다는 내용이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을 대체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을 찾지 못한 기술위는 경질이 아닌 ‘조력자 영입’을 선택했다. 대한축구협회는 18일 “정해성 전 전남 드래곤즈 감독을 한국 축구대표팀의 수석코치로 선임한다”고 밝혔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그동안 수차례 불협화음을 냈다. 슈틸리케 감독은 ‘소리아 발언’과 ‘요한 크루이프 영상 논란’ 등 한국적 정서와 동떨어진 행동으로 빈축을 샀다. 대표팀의 일부 선수들은 슈틸리케 감독에 대한 비판과 불만을 쏟아내며 팀 분위기를 가라앉게 만들었다. 선수는 감독을 따르지 않고 감독은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을 반복한 ‘대표팀’은 월드컵 본선 진출에 적신호가 켜졌다. 

흐트러진 팀 기강과 소통 부족, 전술 부재, 납득할 수 없는 선수기용 등 대표팀이 직면한 문제는 심각했다. 대한축구협회는 대표팀 부진의 책임을 묻고 슈틸리케 감독을 경질할 수 있었지만 뾰족한 대안을 찾지 못했다. ‘울며 겨자 먹기’로 유임을 결정했지만 새판을 짜는 일은 반드시 필요했다. 6월 카타르(원정)와 8월 이란(홈), 9월 우즈베키스탄(원정)과 최종예선 마지막 3경기에서 삐끗할 경우 월드컵은 ‘남의 집 잔치’가 되기 때문이다. 
▲ 정해성 수석코치 ⓒ대한축구협회

슈틸리케 감독의 ‘조건부 유임’을 택한 대한축구협회는 대표팀 수석코치 경험이 있는 ‘정해성 카드’를 꺼냈다. 정해성 신임 수석코치는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거스 히딩크 감독을 보좌해 4강 위업 달성에 기여했고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허정무 감독을 도우며 16강 진출을 이끌었다. 구자철과 지동원 등 현 대표팀 선수들과 관계가 친밀한 정 코치는 선수와 코칭스태프간 소통을 이끌 수 있는 적임자로 꼽혔다. 

슈틸리케호의 문제는 복잡다단하지만 정 코치가 수행해야 할 임무는 비교적 명확하다. 오해와 불신이 쌓인 대표팀을 하나로 묶는 일이다. 설기현 코치와 차두리 전력분석관 등 젊은 지도자들은 감독과 선수의 가교 구실을 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흔들리는 선수단의 분위기를 다잡고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정 코치가 기강을 바로 세울 필요가 있다. 

한국 축구의 명운을 결정할 3경기를 앞둔 상황에서 ‘시행착오’는 월드컵 본선 진출 실패와 직결된다. 슈틸리케호가 타개책을 찾지 못한다면 한국 축구는 1986년 멕시코 월드컵 진출 이후 32년 만에 최악의 위기를 맞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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