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종현 기자] 아스널의 스리백은 2% 부족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스리백과 너무 비교됐다.

아스널은 18일(이하 한국 시간) 잉글랜드의 리버사이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2017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3라운드 미들즈브러와 경기에서 2-1로 이겼다. 승점 3점을 획득했지만 경기력은 형편없었고, 스리백을 선택한 이유를 찾을 수 없었다.

아르센 벵거 아스널 감독은 1998년 토니 아담스-스티브-보우드-마틴 키언으로 스리백 구성한 이후 19년 만에 스리백을 택했다. 미들즈브러와 경기에서 롭 홀딩-로랑 코시엘니-가브리엘이 스리백을 구성했다. 최전방엔 올리비에 지루와 알렉시스 산체스 투톱을 배치했다.

스리백을 구성한 이유를 여러 가지로 추론할 수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벵거 감독의 입지 문제다. 이번 시즌 21년째 아스널을 지휘하는 벵거 감독은 최근 부쩍 많은 사퇴 압력을 받고 있다.

33라운드 경기가 치러지기 전 아스널의 순위는 7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출전권이 주어지는 마지노선 4위 맨체스터 시티와 비교해 10점 차이가 났다. 시즌 말미라는 시간적 상황과 토트넘 핫스퍼, 맨유, 에버튼과 일정이 남아 있어 상위권 도약이 쉽지 않다.

19시즌째 이어온 UCL 진출이 깨질 수 있는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 아스널은 벵거 감독이 부임한 이후 UCL에 익숙한 팀이었다. 20년 만에 4위 밖으로 떨어질 수 있는 위기의 순간이다.

▲ 아스널의 스리백은 결정적 상황에서 미들즈브러의 원톱을 놓쳤다.

벵거 감독은 승점 3점 획득뿐만 아니라 연패도 끊어야 했다. 최근 원정 4경기 연속으로 졌다. 4경기 모두 3골씩 내줬다. 구단 역사상 1884년 2월 이후 4연패는 처음이다.

여러 가지 복합적인 상황이 맞물려 벵거 감독도 변화를 줬다. 스리백이다. 아스널은 이번 시즌 리그 30경기에서 모두 4-2-3-1 포메이션으로 나왔고, UCL 8경기에서도 7경기는 4-2-3-1, 1경기를 4-3-3으로 나왔다.

벵거 감독의 스리백이어서 신선하게 느껴졌지만, 결과적으로 의미 없는 숫자 놀음이었다. 미들즈브러는 원톱을 기용해서 세 명의 센터백이 불필요했다. 메수트 외질은 여전히 조용했고 평소보다 좋은 움직임을 보인 건 옥슬레이드-체임벌린이 전부였다. 세 명의 센터백을 배치했지만, 후반 역습 찬스에서 원톱 알바로 네그레도를 놓쳤고 동점 골을 내줬다.

불과 하루 전(17일) 맨유의 스리백과 비교될 수밖에 없다. 주제 무리뉴 감독은 '계산된' 스리백 전술을 들고 나왔다. 승부수였다. 스피드가 빠른 투톱으로 첼시 수비 뒤 공간을 공략했고 풀백으로 뛰는 마테오 다르미안을 변형 스리백의 일원으로 배치해 페드로를 막았다. 무리뉴 전술의 화룡점정은 안데르 에레라로 에당 아자르를 묶은 것이다.

반면 아스널엔 그러한 의도를 읽을 수 없었다. 벵거 감독으 스리백은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고 보여주기 식에 불과했다.

▲ 19년 만에 스리백을 선택한 아스널의 벵거 감독.

[영상][EPL] '외질 결승 골' Goal's - 미들즈브러 vs 아스널 ⓒ이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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