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선수들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시작은 흔들렸지만 '긍정의 힘'으로 반등을 꿈꾸고 있다. 두산 베어스와 넥센 히어로즈, 삼성 라이온즈의 이야기다. 

프로 야구 10개 구단이 14경기씩 치른 가운데 17일 현재 두산(7위, 6승 8패) 넥센(8위, 5승 9패) 삼성(10위, 3승 11패)은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3년 연속 우승을 노리는 두산은 선발진이 흔들리고, 타선이 침묵하면서 출발이 꼬였다. 넥센과 삼성은 투타가 엇박자를 내면서 삐끗했다.

우려 섞인 주변 시선과 달리 세 팀의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김태형 두산 감독과 장정석 넥센 감독, 김한수 삼성 감독은 "이제 시작"이라며 선수들을 다독였다. 144경기 장기 레이스인 만큼 다른 팀보다 위기가 조금 일찍 찾아왔다고 생각하며 돌파구를 찾았다.

두산은 지난 시즌 역사적인 한 해를 보낸 터라 부담감이 컸다. 정규 시즌 KBO 리그 역대 최다인 93승(1무 50패)을 챙기고, 한국시리즈 4전 전승을 기록하며 1995년 이후 21년 만에 통합 우승을 이뤘다. 선발투수 더스틴 니퍼트-장원준-마이클 보우덴-유희관이 70승을 합작하며 마운드를 든든히 지켰고, 타선은 타율 0.298, OPS 0.851에 1,504안타 183홈런 877타점 935득점을 기록하며 모두 1위에 올랐다.  

올 시즌 초반 8경기에서 3승 5패에 그치자 '위기'란 말이 나왔다. 두산 선수들은 "기대치가 높아서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김태형 감독은 "선수들한테 편하게 하라고 말은 하지만 어쩔 수 없는 거 같다. 선수들이 우승하고 다음해라 성적 떨어지는 걸 신경 많이 쓴다"며 시간이 필요하다고 봤다.

성적은 만족스럽지 않았지만, 선수들 사이에 치고 올라갈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 야수들은 휴식을 반납하고 특타를 자청하며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두산 타선은 지난주 6경기에서 팀 타율 0.333(1위) OPS 0.905(2위) 6홈런(2위) 44득점(2위)을 기록하며 살아나기 시작했다. 어깨 근육통으로 이탈한 보우덴이 합류하면 투타 모두 어느 정도 안정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 하이파이브하는 이정후(정면) ⓒ 한희재 기자
넥센은 투타 불균형 속에 경기를 어렵게 풀어가고 있다. 타선은 팀 타율 0.304(1위) 경기당 득점 5.50(2위)을 기록하며 제 몫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마운드가 평균자책점 5.65로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점수를 아무리 뽑아도 마운드가 버티지 못해 경기를 내주면 힘이 빠질 수밖에 없다.

긍정적인 요소로 버티고 있다. '슈퍼 루키' 이정후와 2015년 육성 선수 출신 허정협이 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정후는 14경기 2홈런 9타점으로 활약하며 신인왕을 노리고 있고, 허정협은 11경기 타율 0.387 2홈런 9타점 맹타를 휘두르며 육성 선수 신화를 꿈꾸고 있다.  

장정석 감독은 5연패로 시즌을 시작을 했을 때 "선수들이 이기고 싶어서 어쩔 줄 몰라하는 게 보여서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아 말을 아끼고 있다"며 투지를 높이 샀다. 주장 서건창은 "연승이 있으면 연패도 있다. 연패가 일찍 왔다고 생각한다"고 덤덤하게 말하며 "시즌은 길다"고 강조했다. 

110만 달러에 영입한 외국인 투수 션 오설리반이 3경기 2패 평균자책점 15.75로 부진한 가운데 조상우가 복귀를 눈앞에 두고 있다. 보직은 결정되지 않았다. 조상우가 합류해 부상 전 구위를 보여준다면 마운드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 삼성 라이온즈 선수들 ⓒ 한희재 기자
삼성은 투타 밸런스가 맞지 않아 속을 썩고 있다. 마운드가 버티면 타선이 침묵하고, 타선이 터지면 마운드가 무너지면서 3승을 챙기는 데 그쳤다. 김한수 감독은 투타 엇박자에 한숨을 내쉬며 답답한 속마음을 표현했다.

삼성의 16일 사직 롯데전 3-0 승리는 여러모로 의미가 있었다. 올 시즌 첫 무실점 승리였고, 경기당 6.29점을 뽑는 화력을 뽐낸 롯데에는 시즌 첫 무득점 패를 안겼다. 선발투수 장원삼이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한 뒤 장필준(1⅓이닝)-심창민(1⅔이닝)이 깔끔하게 이어 던지며 승리를 지켰다. 타선은 6회 3점을 뽑는 집중력을 발휘하며 마운드를 도왔다. 

위축된 선수단 분위기를 바꾸는 데 힘쓰고 있다. 김한수 감독은 "이런 때일수록 밝게 즐겁게 해야 한다. 선수들이 연패하는 동안 위축이 많이 됐다. 시즌을 치르면 늘 좋을 수 없다"며 긍정의 힘을 강조했다. 믿을 수 있는 불펜이 많지 않은 만큼 선발투수가 긴 이닝을 책임지고, 타선은 3번 스윙으로 끝나도 된다는 생각으로 적극적으로 나서며 분위기를 바꾸길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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