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형우. ⓒKIA 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바야흐로 수비 시프트 시대다. 트레이 힐만 SK 감독은 적극적인 시프트로 일찌감치 화제에 올랐다.

힐만 감독 정도는 아니지만 LG, 삼성 등도 시프트를 애용하는 팀들이다. 시프트로 높인 수비 확률이 과연 실제 경기에서 어떤 영향으로 이어질지를 지켜보는 것 또한 2017년 프로 야구를 바라보는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시프트를 당하는(?) 타자들의 생각은 어떨까. 자신의 타구가 많이 가는 쪽에 야수들이 몰려 있으면 부담이 되지는 않을까. 또한 반대 쪽으로 치고 싶은 욕심이 생기지는 않을까.

일단 후자는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원래 하던 버릇이 갑자기 변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쿠바가 한창 야구로 날리던 시절, 쿠바전에서 호주가 극단적인 시프트를 했다. 쿠바 선수들이 이를 깨기 위해 엄청 밀어 치려 노력했다. 하지만 1, 2점을 뽑는 데 그쳤다. 호주 정도 실력이면 콜드게임이 당연하던 시절이다. 그만큼 시프트를 의식하며 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부담스럽다고 말하는 선수들도 있다. A 선수는 "한군데로 선수들이 몰려 있으면 아무래도 부담이 된다. 나를 잘 파악하고 있다는 생각에 조금 위축이 되는 것도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전혀 개의치 않는 선수들도 있다. '조금 더 멀리 치면 해결될 일'이라며 자신감을 보이는 선수들도 있다.

대표 주자는 최형우(KIA)다. 최형우는 시프트에 대해 전혀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고 했다.

최형우는 "시프트에 대한 부담을 묻는 건 나에 대해 잘 모른다는 뜻"이라며 "전혀 개의치 않고 있다. 나 정도 되는 선수에게도 시프트를 건다는 건 황송한 일이다. 난 그 정도 레벨(집중 견제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를 잡기 위해 수비 전체가 움직이는 걸 보면 살짝 기쁜 마음도 든다. 안타가 되면 좋고 잡히면 한 번 웃고 말면 된다. 좀 더 잘 치면 해결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기록으로 봐도 최형우는 시프트에 대한 부담이 적다. 땅볼보다 뜬 공을 치는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최형우는 최근 3년간 땅볼 아웃에 대한 뜬공 아웃의 비율(땅볼/뜬공)이 0.69였다. 뜬공 아웃 될 확률이 압도적으로 높았다는 걸 뜻한다. 리그 6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최형우는 기록처럼 시프트 시대를 잘 이겨 낼 수 있을까. 그의 자신감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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