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상영은 오는 7월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열리는 세계펜싱선수권대회에서 그랜드슬램 을 노린다.

[스포티비뉴스=태릉선수촌, 김건일 기자] 펜싱 남자 에페 세계 랭킹 1위 박상영(22, 한체대)에게 지난해는 잊을 수 없는 한 해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 에페 결승전에서 "할 수 있다"는 마법 같은 주문으로 역전승을 만들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에 돌아오니 세계 랭킹 21위 무명 검객에서 스타가 돼 있었다. 랭킹은 1위로 올랐다. 프로야구 마운드에 시구자로 서고, 각종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책도 출간했다. 눈 코 뜰 새 없이 바빴다.

18일 서울 노원구 태릉선수촌 오륜관에서 열린 2017년 국가 대표 훈련 개시식 및 체육인 신년 인사회에선 리우 올림픽 유도 여자 48kg급 은메달리스트 정보경과 함께 선수단 대표로 선서문을 낭독했다.

박상영은 선서를 마치고 "살면서 국가 대표로 선서를 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가문의 영광"이라며 기뻐했다.

지난해가 정상에 오르는 한 해였다면, 2017년은 정상을 지키기 위한 시기다. 오는 7월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열리는 세계펜싱선수권대회를 노린다.

박상영은 "새해 목표는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이다. 여기서 우승하면 그랜드슬램이다. 다시 달려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상영은 2014년 아시아선수권대회를 시작으로 같은 해 아시안게임, 지난해 리우 올림픽에서 정상에 올랐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면 네 메이저 대회에서 정상에 올라 그랜드슬램을 이룬다.

"다음 주 월요일 독일, 그 다음 달에는 벤쿠버 대회에 출전하는 등 한 달에 한 번 꼴로 국제 대회가 있다. 하나하나 차근차근 준비하다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거두겠다"고 다짐했다.

박상영이 올해 정상을 지키기 위한 방법은 심리적인 안정이다. 심리학 박사와 함께 훈련해 마음의 안정을 우선적으로 꾀한다.

박상영에게 리우 올림픽 금메달 영광이 마냥 좋지는 않았다. 더 좋은 성적을 거둬야 한다는 주변의 기대가 부담으로 돌아왔다. 올림픽 이후 처음으로 나간 전국체전에서 충격적인 예선 탈락을  겪었다.

박상영은 "심리학을 공부한 적이 없다. 마음을 다스리는 법을 몰랐다. 잘하려고 하다 보니까 부담이 가중됐다. 일상생활에서 리듬이 깨지는 일이 많았다"고 돌아봤다.

"기술적인 경기력을 변화하려다보면 무너지는 일이 많더라"며 "심리적인 쪽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성적에 대한 부담은 내려놓으려고 한다. 일상생활에서 집중하는 연습이 도움이 된다. 운동할 때 운동하고, 잘 때 자고, 먹을 때 먹는 것만 생각하다 보니까 마음이 편해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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