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결은 대결이고, 기념촬영은 촬영이다. 임준수와 이형철이 계체 후 셀카를 찍는 모습.
이교덕 기자의 현장스케치 'TOP FC 6 계체 및 기자회견 현장'

[SPOTV NEWS=이교덕 기자] "아이유의 삼촌이라는 소문이 사실인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121kg의 거구 파이터가 "삼촌이 아니라 사촌 오빠"라고 수줍게 웃으며 답하자 기자회견장에 '이유를 알 수 없는 박수(?)'가 쏟아졌다. "내일 아이유가 대회장에 올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글쎄, 소속사가 따로 있어서…"라고 뜸을 들인 그가 "기자회견 끝나고 전화를 한 번 해보겠다"고 말하자, 또 다시 박수와 환호가 터져 나왔다.

지난 4일 서울 '롯데시티호텔 구로'에서 열린 'TOP FC 6 계체 및 기자회견'에서 임준수(32)는 가장 많은 박수를 받은 선수 중 하나였다.

임준수는 프로레슬러 출신으로 '백호(白虎)'라는 닉네임을 가지고 종합격투기 무대에서 10년 동안 활약한 내추럴 헤비급 파이터. 2005년 WXF 무차별급 토너먼트에서 준우승을 차지했고, K-1 히어로즈·네오파이트·마샬컴뱃·마즈 등에서 활동했다. 이기든 지든 대부분 5분 안에 경기를 끝내 '1라운드의 승부사'로 통한다.

2011년 4월 경기를 끝으로 링과 케이지를 떠나있다가, 5일 서울 올림픽홀에서 열리는 'TOP FC 6 언브레이커블 드림(Unbreakable Dream)'을 통해 복귀를 결심했다. 그는 "3년 동안 개인사업을 병행하다가 다시 운동을 할 수 있는 상황이 돼 출전을 준비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상대는 127kg의 자칭 '망우동 꿀주먹' 이형철(21). 계체를 마치고 임준수와 핸드폰 셀카를 찍는 등 예측이 불가한 톡톡 튀는 신예다. "의외의 동안 속에 강함이 숨어있다"고 자신을 소개한 그가 "임준수를 봤지만 아직까지 딱히 질 것 같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고 하자, 임준수는 "1라운드 안에 KO승을 거둔다고 장담한다"고 받아쳤다.

임준수와 이형철의 슈퍼헤비급 매치는 TOP FC 사상 가장 무거운 경기다. 두 파이터의 체중 합은 249kg이나 된다.

▲ 1년 10개월 만에 돌아온 '황소' 양동이는 계체를 통과한 후 포효했다.
대회 메인이벤터 '황소' 양동이(30)는 1년 10개월 만에 치르는 복귀전을 앞두고 특유의 단답형 대답으로 기자회견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89.25kg으로 체중계를 내려온 '슈퍼맨' 데니스 홀맨(39)이 기자회견 질의응답 시간에 "처음엔 양동이가 누군지 몰랐다. 자료를 찾아보고 그가 누군지 알아봤다. 상대가 양동이인 줄 확실히 알았다면 파이트머니를 더 요구했을 텐데…"라며 농담을 섞은 반면, 90.40kg으로 계체를 통과하고 포효한 양동이는 홀맨의 첫인상에 대해 "굉장히 밝은 선수인 것 같다"고 어김없이 한 문장으로 답하고 마이크를 내려놨다. 양동이의 인터뷰 스타일을 익히 아는 여러 사람들은 웃음보를 터트렸다.

다시 한 번 UFC 옥타곤 입성을 향해 달리겠다는 목표를 세운 양동이는 아시아 미들급 최강을 논할 때 항상 거론되는 인물. 하지만 오카미 유신, 후쿠다 리키와 비교해 자신의 경쟁력을 평가해달라는 질문에 그는 "딱히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짧게 말했다. 이야기 거리를 만들려는 기자의 질문에 엮이지 않는 것도 양동이 스타일.

▲ 라이트급 토너먼트 4강 출전자 김동현과 하라다 토시카츠(위), 강정민과 황교평(아래).
이 대회에서는 TOP FC 초대 라이트급 챔피언을 가리는 '라이트급 4강 그랑프리'가 시작된다. 김동현과 하라다 토시카츠, 강정민과 황교평이 결승행 티켓을 놓고 격돌한다.

부산사나이들의 출사표는 짧고 굵었다. 강정민이 먼저 "열심히 하겠다"고 하자, 김동현은 "더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황교평은 "최선을 다해 케이지 위에서 멋진 경기를 펼치겠다"는 각오를 나타냈다. 하라다만 "이 대회의 실제 메인이벤트는 나와 김동현의 경기라고 생각한다. 김동현은 토너먼트 결승전을 관중석에서 보게 될 것"이라며 도발을 섞었다. 

김동현, 강정민, 황교평은 모두 이번 토너먼트가 기회라고 생각한다. 모두 물 오른 기량을 자랑한다. 김동현은 군 제대 후 라이트급으로 체급을 내려 빅리그 진출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 팀매드 양성훈 감독이 "월드클래스에 도달했다"고 보장한다. 강정민은 TOP FC와 더불어 일본 ZST의 타이틀전도 기다리고 있다. 올해 양 단체 챔피언에 오를 수 있다는 생각이다. 5연승의 상승세를 타고 있는 황교평은 2승을 추가해 첫 타이틀을 거머쥐겠다며 칼을 간다. 동상삼몽 중.

하동진 대표는 토너먼트 두 경기 중에서 강정민과 황교평의 '묻지마 타격전'에 기대를 건다. 기자회견에서 "꿀재미가 아닐까"라고 웃어보인 그는 "특히 강정민, 황교평은 난타전을 펼치지 않을까 생각한다. 두 선수가 붙여만 달라고 했다. 자존심을 걸고 타격전을 펼칠 것"이라고 기대했다. 두 선수에게 "먼저 태클 들어가기 있기, 없기?"라고 묻기도 했다.

하동진 대표가 예상하는 토너먼트 결승전은 오는 7월이다. "어제 발표한 대로 5월 29일 창원에서 TOP FC 7이 열린다. 그 다음 대회를 7월로 예상하고 있다. 여기서 결승전을 치를 예정이다. 선수들에게 충분한 시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김도형은 상대 손성원에게 아예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돌아온 '주먹대통령' 김도형은 계체를 마치고 포토타임에 상대 손성원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파이팅 포즈를 취하지 않고 뒤돌아선 다음, 기자들의 카메라를 바라봤다. 눈싸움을 예상하고 선글라스를 낀 손성원이 허를 찔린 듯했다.

김도형은 "괜히 눈을 바라보면 마음이 약해진다. 내일은 하나의 생명체를 죽인다는 심정으로 싸우겠다"고 말했다. 손성원은 "봐주지 않고 세계 때려주겠다"며 이를 갈았다.

김도형과 손성원과 달리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한 선수들도 있었다. 미들급에서 맞붙는 김은수와 브랜드 케슬러는 서로를 칭찬하기에 바빴다. 김은수가 "상대 케슬러가 미국영화에 나오는 농부처럼 생겼다. 사람 좋게 생겼고, 힘도 세 보인다"고 하자, 케슬러는 "김은수는 나이스 가이 같다. 잘생기기도 했다. 싸움꾼인 것 같은데, 나도 싸움꾼이다. 멋진 경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수는 '핸섬'이라는 단어가 나오자, 케슬러에 고개를 숙이며 "땡큐"라며 감사의 인사를 보냈다.

■ TOP FC 6 언브레이커블 드림(Unbreakable Dream)
[-90kg 계약체중] 양동이(90.40kg) vs 데니스 홀맨(89.25kg)
[-70.3kg 라이트급] 김동현(70.70kg) vs 하라다 토시카츠(70.10kg)
[-70.3kg 라이트급] 강정민(70.75kg) vs 황교평(1차 70.85/2차 70.75kg)
[-61.2kg 밴텀급] 박한빈(61.70kg) vs 박경호(61.15kg)
[-77.1kg 웰터급] 김도형(76.40kg) vs 손성원(76.75kg)
[-83.9kg 미들급] 김은수(84.10kg) vs 브랜드 케슬러(83.95kg)
[슈퍼헤비급] 임준수(121.80kg) vs 이형철(127.20kg)

■ TOP FC 내셔널리그 6
[-65.8kg 페더급] 이영호(66.30kg) vs 최영원(66.20kg)
[-78kg 계약체중] 김재웅(78.40kg) vs 박준용(78.35kg)
[-61.2kg 밴텀급] 장원준(61.70kg) vs 권세윤(61.60kg)
[-77.1kg 웰터급] 김인송(76.80kg) vs 이호(77.55kg)
[-56.7kg 플라이급] 파로몬(57.00kg) vs 박주영(57.18kg)
[-61.2kg 밴텀급] 김주환(60.90kg) vs 박건동(61.50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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