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박현철 기자] 퍼펙트게임 전력의 필립 험버(KIA)만큼은 아니지만 '1피안타 완봉승'으로 '원히트 원더' 활약을 펼쳤던 투수가 한국 땅을 밟았다. NC 다이노스가 찰리 쉬렉의 대체자로 재크 스튜어트(29)를 택했다.

NC는 10일 보도자료를 통해 “우완 스튜어트와 계약금 포함 연봉 총액 25만 달러에 계약하기로 합의했다”라고 밝혔다. 1986년 생인 스튜어트는 미국 텍사스 출신으로, 2008년 드래프트 3라운드에 신시네티 레즈에서 지명(전체 84순위)됐고, 2011년 6월 토론토 블루제이스 소속으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올해 LA 에인절스와 계약한 스튜어트는 산하 트리플A 팀인 솔트레이크 비스에서 12경기(8경기 선발)에 출전, 39.1이닝을 던져 1승2패, 평균자책점 3.43을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기록은 통산 33경기(14경기 선발)서 103이닝 3승10패, 평균자책점 6.82다. 마이너리그 기록은 통산 174경기(120경기 선발)서 751이닝 35승40패, 평균자책점 3.64. 시속 140km 중후반의 묵직한 포심과 함께 투심, 커브, 커터, 슬라이더 등 다양한 변화구를 던지는 것이 특징이다.

이미 지난 5일 찰리를 웨이버공시하면서 스튜어트의 영입을 기정사실화 했던 NC다. 실질적으로 프로 구단들이 5월 하순 이후 기존 외국인 선수를 방출하는 경우는 새로 점찍은 외국인 선수와 상당 부분 합의를 마쳤을 때 벌어진다. 지난 2시즌 동안 NC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찰리는 구위가 뚝 떨어지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고 결국 한국 무대를 떠나게 되었다.

스튜어트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지저분한 볼 끝이다. 볼 끝이 지저분하다는 표현은 사실 투수에게는 굉장한 칭찬. 스튜어트는 지난 2011년 9월6일(한국 시간) 미네소타와의 경기에서 시카고 화이트삭스 선발로 나서 사사구 없이 9이닝 동안 단 1피안타 무실점 완벽한 완봉승을 거뒀다. 영상을 보면 스튜어트의 슬라이더 자체가 다른 투수의 커브를 연상시킬 정도로 낙폭이 크다.

또한 이 날 경기만 보면 92마일(약 148km)의 패스트볼이 좋은 움직임을 보이며 날아갔다. 대니발렌시아(토론토)에게 8회 1사 후 2루타를 내줬을 뿐 이날은 탈삼진도 9개를 잡으면서 거의 완벽히 미네소타 타선을 봉쇄했다. 재미있는 것은 이 날 화이트삭스가 미네소타와 더블헤더를 치렀는데 첫 경기 승리투수는 바로 화이트삭스 시절 동료이자 현재 KIA 소속인 우완 험버다. 2015년 KBO리그에서 뛰는 외국인 투수 두 명이 2011년 9월6일 화이트삭스의 2승을 수확한 주인공들인 셈이다.

각설하고. 스튜어트는 포심 패스트볼 자체의 움직임이 좋은 축에 속하는 투수다. KBO리그에서 스튜어트 정도의 테일링 패스트볼을 던지는 투수는 사실 그리 많지 않다. 한 야구 관계자는 “김선우(전 두산)가 2010년 13승, 2011시즌 16승을 거둔 데는 체인지업의 가미도 큰 몫을 했으나 기본적으로 테일링 패스트볼의 움직임이 좋았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김선우가 스리쿼터 투구폼에서 테일링을 더했다면 스튜어트는 손목 스냅이 좋아 패스트볼의 움직임이 좋은 축에 속한다.

이러한 투수들은 대체로 탈삼진 능력보다 땅볼 유도 능력이 뛰어나다. 실제로 스튜어트는 포심 패스트볼 땅볼 비율 45.3%, 체인지업 땅볼 비율 67.6%(팬그래프닷컴 참조)로 땅볼 유도 능력이 좋았다. 그만큼 NC 수비진의 도움도 필요한 선수. 다행히 NC 수비진은 실책 7위(37개), 팀 수비율 0.983(4위)로 나쁘지 않다. 2루수 박민우-유격수 손시헌으로 이뤄진 키스톤 콤비는 10개 구단 키스톤 콤비와 비교해도 수준급으로 꼽힌다. 절친한 사이인 에릭 테임즈가 같은 팀 동료로 있다는 점은 스튜어트의 환경 적응이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일종의 복선과도 같다.

최근 들어 국내 팀의 스카우트들이 외국인 투수를 뽑을 때 구위와 제구 다음 차선책으로 검토하는 부분은 바로 투심, 싱커 등을 이용한 땅볼 유도 능력이다. 빈 코스로 가는 안타 등 내줄 것은 내주되 타자와의 빠른 대결을 이끌 수 있는 투수를 찾기 때문이다. 더욱이 김경문 감독이 선호하는 외국인 투수의 특성을 감안하면 땅볼 유도 능력이 좋은 스튜어트 선택은 성공 가능성도 높다. 가장 큰 변수는 바로 환경 적응일 것이다.

[사진] 화이트삭스 시절 스튜어트 ⓒ Gettyimage

[영상] 스튜어트 2011년 9월6일 미네소타전 1피안타 완봉승 ⓒ SPOTV NEWS 영상편집 배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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