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TV NEWS=홍지수 기자] 김기태(46) KIA 타이거즈 감독이 LG 트윈스 감독 시절에 믿고 쓰던 마무리 봉중근(35)을 3년이 지난 뒤엔 KIA를 지휘하며 흔들고 있다. 한때 봉중근을 전폭적으로 신뢰하던 김 감독이었지만 이제는 마무리 봉중근의 '위기론'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김 감독이 이끄는 KIA는 15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LG와 원정 경기에서 5-2로 앞선 9회초 1사 후, 팀의 네 번째 투수로 등판한 봉중근을 상대로 연속 안타를 터뜨리며 마운드에서 끌어 내렸다. 아웃 카운트 한 개도 잡아내지 못한 가운데 3피안타 3실점, 이날 경기에서 마무리 봉중근이 김 감독의 KIA 타선과 맞서 받아 든 성적표다. 경기 결과는 9-4로 KIA의 승리.

LG로선 9회 들어 3점 차 뒤진 승부를 엎어보자는 희망을 안고 봉중근을 마운드에 올렸지만 물거품이 됐다. 봉중근은 올해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7경기에 나서 3세이브(2패) 수확에 그쳤다. 3⅓이닝 13피안타(2피홈런) 5볼넷 9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이 기간 봉중근이 잡아낸 탈삼진은 겨우 1개,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을 겪으면서 마무리 투수로서 '위기론'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올해 봉중근의 '위기론'은 공교롭게도 지난 3월 29일 김 감독이 이끄는 KIA와 시즌 2차전부터 시작됐다. 당시 경기에서 김 감독의 KIA는 LG 마무리 봉중근을 상대로 브렛 필의 끝내기 역전포를 앞세워 승리를 챙긴 바 있다. 그리고 이때부터 마무리 투수로서 봉중근 위기론이 불거졌다.

봉중근은 KIA전에서 시즌 첫 블론 세이브를 기록한 이후 지난 8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첫 세이브를 거뒀다. 이틀 뒤 잠실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에서도 세이브를 따내며 부진의 긴 터널에서 빠져나오는 듯싶었다. 그러나 이날 김 감독을 만난 경기에서 다시 한번 무너지고 말았다. 올 시즌 들어 자신감 결여된 면모를 보이며 크게 흔들리고 있는 봉중근이었다.

사실 봉중근의 마무리 전환은 김 감독이 꺼내 든 카드였다. 김 감독은 2012년 LG 감독 시절, 선발 투수였던 봉중근을 팔꿈치 수술 여파로 그해부터 마무리로 돌렸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봉중근은 마무리로 돌아선 첫 시즌에 40경기 등판, 26세이브(1패), 평균자책점 1.18을 기록하며 LG의 뒷문을 지켰다. 2013년엔 38세이브(8승 1패, 평균자책점 1.33)를 올리며 최강 마무리로 활약했고 지난 시즌에는 30세이브(2승 4패, 평균자책점 2.90)를 올리며 LG의 철벽 마무리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김 감독의 '마무리 봉중근' 카드는 최선의 선택이었고 3년 연속 25세이브 이상의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김 감독이 LG를 떠나 KIA 사령탑에 올랐지만 올 시즌에도 봉중근이 지키는 LG 뒷문은 큰 걱정 없었다. 그러나 김 감독이 LG와 시즌 두 번째 경기에서 마무리로 등판한 봉중근을 두들긴 것이다. 이렇게 김 감독은 '철벽 마무리' 봉중근을 '위기의 남자' 봉중근으로 만들어 버렸다.

김 감독은 올 시즌 봉중근을 두 번 만나 모두 울렸다. 악연일까. 아직 시즌 초반일 뿐이다. 김 감독이 선택했던 '마무리 카드' 봉중근 시즌 초반 부진을 털어내고 '위기론'을 지울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1] KIA 김기태 감독 ⓒ 한희재 기자

[사진2] LG 봉중근 ⓒ 한희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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